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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분/읽은 책 필사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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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CHAPTER 1. 인접가능성_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라.


아이디어는 브리콜라주(주위에 있는 것을 이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 작품이다. 바로 그 쓰레기를 가지고 만들어진다. 위 세대로부터 물려받거나 우연히 만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장에서 갓 출시된 4만 달러짜리 첨단 인큐베이터와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아이디어는 차고에 있던 여분의 부품들을 우연히 꿰맞춘 것이다.

인접가능성은 만물의 현재 상태의 가장자리를 맴도는, 실체가 없는 미래의 일종이자 현재가 그 모습을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보여주는 지도다. 인접가능성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 세계는 언제든 평범하지 않게 변화할 수 있지만 특정한 변화들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각각의 새로운 결합은 인접가능성 속으로 새로운 결합들을 안내한다.


혁신에 필요한 것들

어떤 종류의 환경이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까?

이 질문에 대한 최고의 대답은 “혁신적인 환경이 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접가능성을 탐구하는데 더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혁신적인 환경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예비 부품들을 드러내고, 그 부품들을 다시 조립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게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조합을 막거나 제한하는 환경은 탐구를 장려하는 환경보다 혁신을 덜 만들어내고 덜 순환시킨다. 킬링제도의 고요한 바닷가에 서 있던 다윈에게 그토록 강한 인상을 준 ‘무한히 다양한 생명체’들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산호초가 생태계의 예비 부품들을 재활용하고 다시 만들어내는 데 대단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CHAPTER 2. 유동적 네트워크_자유로운 공간에서 넘치는 정보를 공유하라.


사슬처럼 연결되어야 한다. 

지구에서 초기에 혁신을 일으킨 엔진을 돌아보면 2가지 본질적인 속성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가능한 한 많은 수의 다른 원소들과 새롭게 결합되는 능력이고, 둘째는 시스템 내의 모든 원소들 사이에서 충돌이 일어나도록 ‘무작위화 하는’ 환경이다. 적어도 지구에서 생명체의 창조는 액체로 된 고밀도의 네트워크와 함께 시작된다.


혼돈의 가장자리를 탐색하라.

밀도가 낮은 혼란스러운 네트워크에서 아이디어는 왔다가 사라지곤 한다. 최초 도시들의 고밀도 네트워크에서 좋은 아이디어는 순환되는 자연스러운 성향을 지닌다. 아이디어는 차고 넘치고, 그렇게 넘쳐흐름으로써 미래의 세대들을 위해 보존된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혼자 오지 않는다.

아무리 첨단 기술을 갖춘 선구적인 분자생물학 실험실이 있어도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가장 생산적인 수단은 사람들이 탁자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실험실 모임은 새로운 결합들이 생길 수 있고 정보가 한 프로젝트에서 다른 프로젝트로 번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혼자 일할 경우 아이디어는 우리가 처음에 가졌던 편견 속에 갇혀버린 채 발전하지 못할 수 있다. 집단과의 대화를 통한 사회적 흐름은 그런 개인적인 고체 상태를 유동적 네트워크로 바꿔준다.


집합적 몰입이 필요하다.

현재 사무실 디자인은 고급 사무실과 칸막이로 만든 익명의 공간들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렇게 유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즉 필요에 의해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는 방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서로 부딪치면서 그 공간이 장차 혁신의 몰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인접가능성을 탐구하는 일은 닫혀 있는 문을 여는 것만큼 간단할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벽을 움직여야 할 필요도 있다.



CHAPTER 3. 느린 예감_천천히 진화하여 새로운 연결을 만든다.


아이디어는 왜 실패하는가?

대부분의 위대한 아이디어는 처음에는 부분적이고 불완전한 형태를 갖는다. 위대한 아이디어에는 심오한 무언가의 씨앗이 들어있지만 그 예감을 강력한 것으로 바꿀 수 있는 핵심 요소는 빠져 있다. 그리고 대개 그 빠져 있는 요소는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다른 예감으로 존재한다. 유동적 네트워크는 그런 불완전한 아이디어가 연결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유동적 네트워크는 유망한 예감들에게 일종의 데이트 소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동적 네트워크는 물론 좋은 아이디어를 더 쉽게 전파하지만 더 숭고한 일도 한다. 즉 아이디어를 완성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른 예감과 연결되지 못하는 예감은 단순한 예감에 머물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혼돈과 질서 사이

다윈의 일지는 계몽시대 유럽에서, 특히 영국에서 가장 발달했던 유익하고 오랜 관습인 ‘비망록’을 적는 전통의 끄트머리에 놓여 있었다. 학자들, 아마추어 과학자들, 문인이 되려는 꿈을 품은 사람 등 17~18세기에 지적 야망을 지녔던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가 비망록을 기록했다. 당시의 위대한 지성인 밀턴, 베이컨, 로크 등도 비망록을 적는 것이 기억을 향상시켜준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비망록에는 주로 책에서 읽은 내용 중 흥미롭거나 인상적인 부분을 옮겨 적었고, 그렇게 자기만의 인용문 백과사전을 만들었다. 초기의 비망록은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됐다. 비망록을 적음으로써 “지식을 축적할 수 있었고, 그 지식에서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언제든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망록의 전통에는 질서와 혼돈 사이의 긴장, 체계적인 배열과 새로운 연관성 사이의 긴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일부 계몽시대의 옹호자들에게는 비망록의 체계적인 색인이 자신의 정신생활을 나타내는 것이 되었다. 국교에 반대하는 설교사였던 존 메이슨은 1745년 이렇게 썼다.

“이 마음의 저장고에 좋은 생각을 공급하기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생가들을 적절한 주제나 부류에 따라 분류하거나 배열해 질서 있게 모아두어야 한다. 그러며 어떤 주제를 떠올리든 혹은 이야기하든 곧바로 그 저장고에 모아놓은 좋은 생각들을 떠올릴 수 있다. 주제를 언급하기만 해도 그 생각을 바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방법으로 기억 속에 비망록을 갖고 다니게 된다.”

프리스틀리와 할아버지 다윈, 손자 다윈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비망록을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예감들을 저장하는 곳으로 이용했다.

비망록을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과거에 지녔던 예감들이 진화해온 경로를 돌아보면 사람들을 햇갈리게 만드는 예감들도 있고, 너무 명백한 것이라 굳이 적을 필요도 없었던 것도 있으며, 그 자체로 한 권의 책이 된 것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다시 읽을 때마다 잊고 있던 과거의 예감이 새로 등장한 강박관념과 새로운 방식으로 연관을 맺는다는 점이다. 로크의 방식이 멋진 이유는 원할 때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질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 방식은 비망록에 적힌 내용이 계획성 없이 두서없는 이야기가 되게 만들었다.

질서를 과다하게 부여하면 유망한 예감도 목숨이 다한 큰 프로젝트 속에서 고아가 될 위험이 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다시 논의할 때 아이디어가 서로 섞이고 자라는 것이 어려워진다.

예감들을 포착하는 체계는 필요하지만 반드시 그 예감들을 장르에 따라 분류할 필요는 없다. 장르는 이질적인 아이디어 사이에 장벽을 만들 수 있고, 각자의 개념적 섬에 갇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인류의 혁신 역사가 자연의 역사에서 벗어나는 한 방식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생물과 달리 섬에서 번창하지 않는다.


10년간 성장해온 예감

월드와이드웹의 창시자인 팀 버너스리는 자신이 그 뛰어난 아이디어를 단번에 떠올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웹은 전형적인 ‘느린 예감’으로 태동한 것이었다. 한 아이가 1백년도 더 된 백과사전을 탐구하던 것이 동료들의 프로젝트를 추적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컴퓨터들을 연결하는 새로운 정보의 플랫폼으로 발전했던 것이다. 다윈이 생명체의 얽히고설킨 거미줄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버너스리의 아이디어도 성숙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적어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기자들은 항상 나에게 결정적인 아이디어가 무엇이었는지, 하루아침에 웹을 만들게 한 사건은 무엇이었는지 묻는다. 그러나 ‘바로 이거야!’하는 순간이 없었다고 말하면 그들은 당황스러워했다. 월드와이드웹을 발명한 것은 아이디어를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거미줄 방식으로 배열하면 힘이 생긴다는 것을 서서히 깨달음으로써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 깨달음도 정확히 그런 프로세스를 통해 이루어졌다. 웹은 열려 있는 도전에 대한 대답으로 등장했다. 여러 방향에서 온 영향, 아이디어, 깨달음이 뒤섞여 새로운 개념이 구체화된 것이다. 그것은 직선적으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프로세스가 아니라 공생의 프로세스였다.”

팀 버너스리가 CERN에서 가졌던 비전은 데이터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여러 방향에서의 영향, 아이디어, 깨달음이 한데 섞여 소용돌이치는” 것 이었다.



CHAPTER 4. 뜻밖의 발견_예감 속에 있는 연관성을 찾아내라.


낮잠과 꿈의 놀라운 가치

바그너는 숫자 실험을 행한 다음 ‘문제를 앞에 두고 잠을 자는 것’이 피험자가 숨겨진 법칙을 알아내는 능력을 2배 이상 높여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잠을 자는 동안 정신이 새롭게 결합함으로써 퍼즐을 푸는 해법을 일깨워 주었고, 처음 훈련할 때는 인식하지 못했던 패턴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꿈의 작용은 인접가능성을 탐구하는 혼돈스럽지만 생산적인 방법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느린 예감이 꿈을 통해 영감을 줌으로써 위대한 발견으로 이어지는 패턴은 과학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낮잠에서도 나타났다.


유성생식의 진화

과학자들은 다프니아가 그렇게 갑자기 유성생식을 채택하는 것은 일종의 생물학적 혁신 전략의 하나라고 믿는다. 힘든 시기에 생물은 그런 어려움을 이겨낼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이다. 번창하는 시기에는 무성생식도 충분하다. 사는 게 편하고 좋을 때는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유전 결합을 도입함으로써 성공에 해를 입히면 안 된다. 그러나 세상이 한층 어려워질 때는, 즉 자원이 부족해지고 포식동물과 기생동물이 많아질 때는 혁신할 필요가 있다.

혁신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세렌디피티의 힘

영어에는 우연한 연결의 힘을 묘사하는 단어가 있다. 뜻밖의 발견을 의미하는 ‘serendipity’ 라는 단어다. 뜻밖의 발견은 여러 학문 분야들 사이를 오갈 때 일어난다.

뜻밖의 발견에는 예상 밖의 충돌과 발견이 필요하지만 그 발견을 고정시켜줄 무언가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디어는 탄소원자처럼 원시수프 속에서 다른 원자들과 아무렇게나 부딪치며 유기생명체의 고리와 격자무늬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뜻밖의 연결을 발전시킬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낼까? 적절한 모든 척도에서, 마음속의 사적인 공간에서, 더 큰 조직 안에서, 사회의 정보 네트워크 전체에 걸쳐 뜻밖의 연결을 만들어 내야 한다. 언뜻 보기에, 뜻밖에 발견을 떠올리게 한다는 아이디어에는 모순되는 단어 2개가 들어 있다. 그것은 자기 집 앞에서 길을 잃어버린다는 말과 같다.

창조적인 산책을 통해 머릿속에 존재하는 아이디어가 뜻밖의 결합을 할 수도 있지만 외부 세계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뜻밖의 발견을 할 수도 있다. 독서는 흥미로운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을 전달받는 수단이다. 그러나 일상의 가장자리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흡수하는 것의 문제점은, 기억력의 한계로 인해 잠재적 결합이 제한을 받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책 한 권을 읽는 데 2주가 걸린다면 다음 책을 읽을 때쯤 되면 첫 번째 책에서 흥미로웠거나 관심을 끌었던 내용은 이미 많이 잊어버렸을 것이다.

다행히 저자의 관점에 빠져들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여러 저자들의 아이디어가 뜻밖의 충돌을 하게 만들기란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책과 에세이를 집중적으로 읽는 시간을 따로 만드는 것이다.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후계자인 레이 오지는 해마다 독서 휴가를 갖는 것으로 유명하다. 1년 동안 읽어야 할 책의 목록(대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하는 일과는 관련이 없는 책들)을 모은 다음 1~2주 휴가를 내서 활자의 바다 속으로 빠져든다. 며칠 동안 책을 집중적으로 읽음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에게 스스로 네트워크를 형성할 기회를 준다. 그것은 6개월 전에 읽은 내용보다 어제 읽은 내용을 기억하기가 더 쉽다는 단순한 이유에서다.

그러나 많은 조직들이 직원들에게 시간을 내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도록 장려하는 것처럼 시간을 내서 독서를 하게 해야 한다. 구글 엔지니어들에게 일주일에 한 번은 원하는 것을 하도록 해준 것처럼 다른 조직들도 직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의 네트워크에 빠질 시간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뜻밖의 발견’은 언제 다가오는가

비망록을 적는 전통이 “예감을 기르는 최선의 방법은 모든 것을 기록하는 것”이라 말한다면 뜻밖의 발견을 일으키는 엔진인 웹은 유사한 지시를 내린다. “무엇이든 찾아보세요”라고.


예감을 공개하고 연결하라

하나의 예감이 그 빈칸을 성공적으로 채워줄 다른 예감을 우연히 만날 때, 아이디어가 뜻밖의 방식으로 다른 아이디어와 연결되고 새롭게 결합할 수 있을 때 혁신이 이루어진다.

조직적 영감의 비밀은 예감들이 지속되고, 흩어지고, 다시 결합할 수 있게 하는 정보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예감들은 브레인스토밍 회의나 연구개발실에 격리시키는 대신 조직 전체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구글과 3M에서 성공을 거둔 ‘20% 시간(혁신휴식시간)’의 집단적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은 예감들을 위한 개방된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 ‘건의함’의 웹 2.0 버전이라 할 수 있다. 공개된 예감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스쳐지나가는 모든 아이디어를 경영진만이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볼 수 있게 한다. 다른 직원들도 그 아이디어에 코멘트를 하거나 확장시킬 수 있고, 신제품이나 우선순위, 조직의 내부 변화에 대한 자신의 예감을 그 아이디어와 연결할 수 있다. 일부 시스템에서는 디그나 리딧 같은 소셜 뉴스사이트에서 사용자들이 순위를 매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동료들의 제안에 투표를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종류의 정보 네트워크는 개별적 정보와 집합적 지능을 모두 멋지게 이용할 수 있다. 직원 개개인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예감을 가지고 있고, 집단은 그 예감을 다른 아이디어에 연결함으로써 완성시킨다. 아이디어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도록 함으로써 뜻밖의 발견을 위한 구조를 만들어 낸다. 좋은 아이디어가 연결을 맺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주는 것이다.



CHAPTER 5. 실수_잡음과 오염을 탐구하라.


실수를 묵살하는 나쁜 성향

실수가 지닌 곤란한 점은 인간이 실수를 묵살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케빈 더바가 미생물학 연구실에서 행한 생체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그가 찾아낸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은 실험이 얼마나 많은가’였다. 학자들이 수집한 데이터 중 절반 이상이 원래 예측했던 것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그런데 던바는 과학자들이 그런 놀라운 결과가 실험방법의 결함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한다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조직이 오렴되었거나,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켰거나, 데이터 처리 단계에서 실수가 있었거나 등등. 그들은 그 결과들을 신호가 아니라 잡음이라 생각했다.

네메스는 각 집단에 몰래 배우들을 포함시켜 엉뚱한 대답을 하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진짜 피험자들은 푸른색 슬라이드를 푸른색이라고 말했지만 배우들은 녹색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피험자들은 배우들의 엉뚱한 대답에 무척 놀랐다. 네메스가 배우들을 뺀 후 ‘푸른색’이라는 단어에 자유연상을 하라고 하자 첫 실험에서 나왔던 것과는 아주 다른 단어들이 나왔다. 몇몇은 여전히 ‘하늘’이라고 평범하게 답했지만 ‘재즈’나 ‘청바지’처럼 창의적인 연상들이 훨씬 더 많이 나왔다. 즉 슬라이드를 엉뚱하게 말하는 모습을 본 피험자들은 더 창의적이 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확률표의 가장자리에 있던 연상들이 갑자기 주류가 된 것이다.

이 실험에서 네메스는 의사결정 과정에 일부러 잡음을 넣은 것이고, 그 결과 진실과 실수에 대한 우리의 직관적인 추정과 정확히 반대되는 것을 알아냈다. 잘못된 정보로 오염된 집단이 순수한 정보만 주어진 집단들보다 더 독창적인 연결을 한 것이다. 모두의 생각에 ‘이의를 제기한’ 배우들은 다른 피험자들로 하여금 인접가능성의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게 했다. 기술적으로 말하면 그 배우들은 잘못된 데이터를 추가했을 뿐이다.

그녀의 연구는 혁신에 대한 모순된 진실을 암시한다. 즉 좋은 아이디어는 일정량의 잡음과 실수를 포함하고 있는 환경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혁신은 정확성, 명확성, 집중 등의 가치와 더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기초적인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옳아야 하고 신호:잡음의 비율에서 신호가 더 높아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잡음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기르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잡음이 전혀 없는 환경은 독창성이 부족하고 예측 가능한 경우가 많다. 가장 좋은 혁신 연구실은 항상 조금은 오염되어 있다.



CHAPTER 6. 굴절적응_문 뒤에 숨은 가능성을 상상하라.


비대칭의 굴절적응

굴절적응은 하나의 유기체가 특정용도에 적합한 한 가지 특성을 발전시키고 이후에 그 특성이 전혀 다른 기능으로 이용되는 것을 말한다.


숨어있는 가능성

돌연변이와 실수, 뜻밖의 발견이 생물권의 인접가능성에서 새로운 문을 열어준다면 굴절적응은 그 문 뒤에 숨어 있는 새로운 가능성들을 탐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어두운 방을 밝히기 위해 성냥을 켰는데, 문을 열자 방 안에 통나무 장작이 쌓여 있고 벽난로가 있다면 성냥은 전혀 다른 용도를 갖게 된다. 하나의 맥락에서는 어둠을 밝히는 도구가 다른 맥락에서는 따듯하게 하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굴절적응의 본질이다.


주류에서 벗어난 라이프스타일

1920년대의 모더니즘이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그토록 많은 문화적 혁신을 가능하게 했던 이유는 작가, 시인, 화가, 건축가들이 같은 카페에서 어깨를 맞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미나에서 창조적으로 글쓰기를 가르치거나 디자인 리뷰를 하면서 외딴 섬에 따로따로 있지 않았다. 물리적 근접성이 그 공간에서 굴절적응이 풍부하게 일어나게 했다. 문학의 의식의 흐름은 입체파의 새로운 관점에 영향을 주었으며 시가 받아들인 초현대적 속도는 도시계획의 새로운 패턴을 형성했다.


혁신적 커피하우스 모델

1990년대 후반에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마틴 루프는 비즈니스에 있어 혁신과 다양성 사이의 관계를 연구했다. 루프는 18세기 영국의 커피하우스 같은 다양성에 관심이 있었고, 인종이나 성적 성향이 아닌 직업과 활동 분야의 다양성에 관심이 있었다. 루프는 스탠퍼드 졸업생 가운데 기업가 766명을 인터뷰했다. 그러고는 각 졸업생들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추적했다.

루프가 알아낸 사실은 커피하우스 모델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이었다. 루프가 조사한 사람들 가운데 가장 창조적인 사람은 자신의 조직을 넘어서는 넓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었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루프의 분석에 따르면 다양하고 수평적인 사회적 네트워크가 획일적이고 수직적인 네트워크보다 3배는 더 혁신적이었다. 가치를 공유하고 오랜 기간 친숙하게 지내온 집단에서는 순응과 관습이 창조적 불꽃을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네트워크의 범위가 제한된다는 것은 외부로부터의 흥미로운 개념들이 기업가의 의식 속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루프의 표현대로 자신의 ‘섬’ 밖으로 다리를 놓은 기업가들은 외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빌려오거나 끌어들여 새로운 맥락에서 이용했다.


느린 멀티태스킹 방식

역사학자 하워드 그루버는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는 것을 ‘진취성의 네트워크’라 불렀으나 필자는 ‘멀티태스킹’이라 부른다. 이것은 물론 이메일에서 스프레드시트로, 또 트위터로 몇 초만에 왔다갔다하는 현대의 컴퓨터에서 이루어지는 멀티태스킹은 아니다.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디지털시대의 방식보다는 훨씬 느긋하다. 각 프로젝트는 다음 프로젝트에게 자리를 내주기 전에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머문다. 그러나 꾸준히 변형이 일어난다. 주제만이 아니라 각 과제에서 행해지는 작업의 종류에도 마찬가지다.

여러 프로젝트를 돌아가며 진행한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작업 방식을 ‘연쇄 태스킹’이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작업의 연쇄적 성격을 강조하면 정신적 환경의 중대한 측면이 흐려진다. 즉 느린 멀티태스킹 방식에서는 한 가지 프로젝트가 몇 시간에서 며칠 동안 중앙무대를 차지하긴 하지만 다른 프로젝트들도 사라지지 않고 의식의 가장자리를 맴돈다. 그렇게 인식이 겹쳐지는 것이 이 방식을 혁신적으로 만든다.

현재의 프로젝트가 가장자리에 있는 프로젝트들로부터 아이디어를 굴절적응해 새로운 연결을 만들 수 있다. 그것은 고정관념을 깨고 새롭게 사고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마음이 여러 개의 상자 사이를 자유롭게 옮겨다니는 것이다. 그렇게 이 상자에서 저 상자로 옮겨다니면 마음은 새로운 각도에서 지적 장벽에 접근하고 혹은 한 학문에서 도구를 빌려 다른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CHAPTER 7. 플랫폼_생산적으로 충돌하고 다시 결함하라.


혁신의 온상들은 대부분 비슷한 물리적 공간과 관련이 있다. 실리콘밸리의 홈브루컴퓨팅클럽, 빈 베어르크가세 19번지에 위치한 프로이트의 집에서 열렸던 수요모임, 18세기 영국의 커피하우스 등은 모두 작은 규모의 플랫폼이었다. 이 공간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다르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서로 다른 사고들이 생산적으로 충돌하고, 다시 결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층층이 쌓인 플랫폼의 진화

생성 능력이 뛰어난 플랫폼은 무리를 지어 온다. 그것은 웹의 다층 플랫폼에서 가장 확연히 볼 수 있다. 웹은 페이지마다 여러 층의 플랫폼이 묻혀 있는 일종의 고고학적 발굴 현장으로 상상할 수 있다. 팀 버너스리가 혼자 새로운 매체를 고안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플랫폼의 개방된 프로토콜 위에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구상에 있는 컴퓨터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었다. 그 문제는 이미 수십 년 전에 해결되어 있었다. 그는 하이퍼텍스트 페이지들(HTML)을 묘사하고 그것을 이미 존재하는 인터넷 채널(HTTP)을 통해 공유하는 표준적인 틀을 만들기만 하면 되었다. HTML조차도 이미 존재하던 또 다른 플랫폼인 SGML(문서처리 표준)에 기초한 것이었다.

SGML은 1960년대에 IBM에서 개발한 것이었다. 월드와이드웹이 탄생하고 14년 후에 헐리와 첸, 카림이 유튜브를 만들었을 때, 그들은 3가지 플랫폼의 요소들을 한데 묶어 서비스를 개발했다. 그 3가지는 웹, 비디오 플레이백을 처리해주는 어도비의 플래시 플랫폼, 사용자가 비디오 클립을 자신의 사이트에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스크립트였다. 이렇게 이미 존재하던 플랫폼들 위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불과 6개월 만에 유튜브를 만든 것이다.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여러 위원회들과 전자회사들이 HDTV를 만들어내는 데는 20년이 걸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트위터의 빠른 진화

온라인 세계에서 층층이 쌓인 플랫폼의 혁신 능력과 관련한 최근의 가장 유명한 사례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하나인 트위터의 빠른 진화다. 트위터를 개발한 잭 도시, 에번 윌리엄스, 비즈 스톤은 유튜브 설립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미 존재하는 플랫폼들로부터 혜택을 입었다. 트위터의 유명한 ‘140자 제한’ 원칙은 웹의 메시지를 휴대폰과 연결하기 위해 이용하는 SMS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의 원칙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트위터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그 플랫폼 위에 많은 것들이 새로 세워졌다는 점이다. 처음 등장했을 대 트위터는 친구들에게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 이야기하는 데 가장 적합한 시시한 오락이라는 비웃음을 샀다. 그러나 현재 트위터는 이란의 정치 시위 뉴스를 전파하고, 정부의 검열을 피해 소식을 전하고, 대기업들이 고객에게 봉사하고, 흥미로운 뉴스를 공유하고, 트위터 창시자들이 2006년에 서비스를 생각해냈을 대는 떠올리지 못했던 수많은 응용프로그램들을 공유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트위터 플랫폼에 대한 특히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사용자들 대다수가 제3자에 의해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위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아이폰이나 블랙베리의 응용프로그램은 수백 개가 있으며, 이는 모두 진취적인 아마추어 프로그래머나 작은 신규 기업들이 만든 것이다. 사진을 올리고 트윗에 링크시키는 서비스들도 많다. 가까운 곳에 있는 ‘트위티즌’들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트위터 홈페이지(Twitter.com)를 방문해 제공받을 수 있는 도구는 지난 2년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곳들에 수많은 트위터 도구들을 만날 수 있는 백화점들이 있다.

트위터 플랫폼의 다양성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트위터의 창시자인 도시, 윌리엄스, 스톤이 처음 세운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먼저 신생 플랫폼을 만들었고, 그 다음 Twitter.com을 만들었다. 트위터 개발팀은 먼저 API를 만들고, 트위터 서비스에 아주 중요한 데이터를 모두 노출하는 접근법을 택했다. 그리고 나서 API 위에 Twitter.com을 만들었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는 API 이용자들을 소프트웨어의 비법에 전부 접근해서는 안 되는 2급 시민으로 가정했다. 경쟁적 이점을 잃으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트위터 창시자들은 완전한 개방에서 오는 다른 종류의 경쟁적 이점이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것은 응용프로그램의 넓고 다양한 생태계가 플랫폼 위에 건설되게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것을 협력적 이점이라 불렀다. 제품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는 짐을 더 이상 회사 혼자서 지지 않아도 되었다. 개방된 플랫폼 위에서 좋은 아이디어는 언제 어디서든 나올 수 있다.


개방 플랫폼의 생성능력

재미있게도,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플랫폼이 주는 진정한 혜택은 당신이 더 이상 갖고 있을 필요 없는 지식에 있다. 당신은 트윗이 웹에서 순환하게 하기 위해 위성에 신호를 보내는 방법이나 지리적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을 알 필요가 없다. 마일즈 데이비스는 ‘카인드 오브 블루’ 음반을 녹음하기 위해 밸브가 붙은 트럼펫을 개발하거나 D-도리안 모드를 발명하지 않았다.

딱따구리가 버리고 간 둥지에서 사는 새는 포플러 나무에 구멍을 뚫는 방법이나 키가 30m에 달하는 나무를 쓰러뜨리는 방법을 알지 못해도 된다. 그것이 개방 플랫폼의 생성 능력이다. 나무에 구멍을 뚫고, 나무를 스러뜨리는 방법은 사슬 속의 다른 동물들이 알려주기 때문에 새는 비용을 치를 필요가 없다. 단지 짹짹거리고 지저귀는 방법만 알면 된다. 마치 트위터처럼.



에필로그_탁월한 아이디어가 생성되는 네 번째 칸(비시장/네트워크)


개방적인 환경은 좋은 아이디어가 잘 자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만들어낸다. 혁신의 모든 패턴들(유동적 네트워크,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 잡음, 굴절적응, 플랫폼 등)은 아이디어가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고 흘러다니는 개방 환경에서 가장 큰 효과를 거둔다. 아이디어의 자연적인 움직임이 제한되는 환경에서 혁신의 패턴들은 질식한다. 우연한 연결을 맺으려 할 때마다 관세를 내야 한다면 느린 예감은 언젠가는 완성이 되겠지만 다른 예감으로 가는 길은 찾을 수 없다. 또한 보초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면 학문들 사이의 선을 넘나들며 굴절적응이 쉽게 일어날 수 없다. 하지만 개방 환경에서 혁신의 패턴들은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끝없이 증가한다.

생성하는 플랫폼은 지금까지 살펴본 혁신의 모든 패턴이 필요하다. 즉 예감과 우연한 충돌, 굴절적응과 재활용이 번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사방이 담으로 막힌 정원에서도 그런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공유지에 플랫폼을 만들면 훨씬 쉽다.


아이디어는 연결되어야 한다

아이디어는 충돌하고, 생겨나고, 결합한다. 아이디어는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아이디어는 보호보다 연결이 더 가치 있는 유동적 네트워크에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좋은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면 경쟁적인 시장만이 믿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의 원천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면 안 된다.


혁신의 모든 패턴들은 단순하지만 부분의 합보다 더 현명한 전체를 만든다. 산책을 하라, 예감을 키워라, 모든 것을 메모하되 폴더는 엉망으로 놔두어라, 뜻밖의 발견을 포용하라, 생성 능력이 있는 실수를 하라,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하라, 커피하우스를 비롯한 유동적 네트워크에 자주 가라, 링크를 따라가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의 아이디어 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게 하라, 빌리고, 재활용하고, 다시 만들어라, 복잡하게 뒤얽힌 바다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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