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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야기

22일째, 그만두기를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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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전거 가게에서 일한지 22일째이다.


그만 두기를 생각하기까지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 걸렸다. 내 주특기 ^^;;


사진기자 인턴 아니 체험 기간도 대충 24일정도 걸린걸 보니 비슷한 시기에 싫증을 내는게 내 주특기인가 보다...



흠...


무튼 각설하고 그만두기로 한 이유를 나열해보겠다.(체계적인 자기합리화!)


1. 자전거 정비 뿐 아니라 공구, 기계에 대한 무개념

- 정비와 수리분야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다보니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동시에 발전이 더디다. 그러다 보니 소귀에 경읽기식의 반복,,,

내가 준비를 많이 했었어야 했는데 공부도 하고,,, 나름대로 공부한다고 했는데 이론이랑 실전이랑 일치시키는 작업이 힘들더라고,,,;;;


2. 시장판

- 동네 자전거포와는 달리 매장 규머가 커서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 거린다. 수리를 하러온 사람, 자전거 사러온사람, 구경온사람, 그냥 놀러온 사람 등등등,,,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순서대로만 와준다면 문제가 없지만 갑자기 저 사람들이 한번에 몰아칠때가 있다. 대략 1시간동안 들락날락... 그러답니 정신도 없고 멍할 때가 많다. 그래서 수리를 하다가도 갑자기 판매를 해야하고, 판매를 하다가도 갑자기 수리를 해야하고, 흐름이 자꾸 끊겨서 뭘 배워도, 안그래도 정신없어 죽겠는데 배워지겠나? 아님극복해야 하는건가?


3. 과거 도제 시스템

도제 시스템 말은 좋다. 일을 하면서 배우면서 일석이조? ㅎㅎㅎ, 그런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교육이 체계적이지 못하다. 

뭐 실전으로 배우는게 장땡이라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어 안그래도 이해도도 딸리고 느림보인 내가 이 시스템에 적응하기에는 좀 버겁다. 말이 도제 시스템이지 수리맡긴 자전거를 수리하다가 매장이 여유롭다(사람없다) 싶으면 와서보라고 한다. 나는 본다. 다음에 내가 수리를 못하다고 하면 왜 못하냐고 말한다. 가르쳐 주지 않않느냐고,,,

그 사람 입장에서는 가르켜준거지만 내 입장에서는(물론 배우는 내 태도와 자세도 문제다) 배운다고 하기 보다는 그냥 보여주는 식,,,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뒤죽박죽 이거 알려줫다 저거 알려줬다. 스펙이 딸린 나는 버벅인다. 그래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4. 개인이 하는 자전거 가게

개인이 하는 자전거 가게에서 일하는게 나는 별로다. 

일단 사사로운 일까지 해야 하는 점(집안 쓰레기 분리수거, 계단청소)과 체계적이지 못한 가게 운영시스템, 예를 들어 상품의 가격이나 재고등의 현황이 체계적이지 않다보니 가격표가 없는 경우가 있고, 상품의 보관장소가 정확하지 않아(계단밑에 짱박아두거나, 보관장소에 다른물건이 있다거나) 복잡하다. 또한 재고 현황등의 경우도 체크를 하지 않아 문서로 현황을 파악하면 편할 것을 쓸때 없는 창고 현장 확인을 고수해 시간낭비(창고에 다녀와 물건 확인하는 시간이 2~3분, 손님 기다리는 시간), 인력낭비 등등등.

기타로 사람을 부려먹을 대로 부려먹으려는 심보, 노동착취(쉬는시간이 뭐임?, 초과근무 수당이라는 것도 있음??), 그 사람들만의 시스템에 적응되어야 하는 점(말 그대로 그 사람의 방식에 맞추어야 한다. 쳇, 별 시덥지도 않은 비효율적 시스템에 맞추어야 하다니,,, 다르게 말하면 개똥도 약에 쓴다고 하면 써야한다. ㅎㄷㄷ,,,)


5. 자전거 판매가 주 목적

뭐 판매점이니깐 당연한 이야기지만 자전거만 빠지면 그냥 물건 판매점이다. 그래서 그 물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주로 말빨이라고 한다. 판매만 하는 곳은 개인적으로 재미없다. 자전거도 타고 이야기도 나누고 정보도 공유하고 했으면 좋으련만 그냥 판매만 한다. 물론 정보공유도 한다. 이것이 더 좋네 싸네 기능이 어쩌네 저쩌네;;;

그럴라면 주식을 파는게 더 쉽겠다. 자전거를 타기위한 준비물 준비소 개념이 강하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래서 재미없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팔 수는 없나?


7. 사람

나에게 작업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둘 있다. 하나는 사장 하나는 실장. 근데 이사람들 스타일이 쫌 옛날방식이다. 나이가 있어서 근가? 그래서 뭘 물어보면 표정부터 정색하고 알아서 잘하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자신들의 입장에서 뭘 시키는데 나는 도저히 못알아 먹겠다. 그 사람들 입이 이상한건지 내 귀가 이상한건지,,, 무튼 두 사람의 스타일이 나와 맞지 않는다. 지금도 생각하면 영 껄끄럽다. >_<;;;;;;;;;;;


8. 끈기 부족, 열정부족

내가 끈기가 부족하다 ;;; 열정도 ;;;

이게 가장 큰 포인트,


곰곰히 생각해보니 작년 대외활동이나 대학생때 했던 아르바이트들은 꽤 오랫동안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먹어 하는 일든은 죄다 단시간에 끊어버린다.

이게 끈기와 열정에 관계가 있는건지??, 그런데 대학생때 했던 활동들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이다.

먼저 방학에만 했던 알바들은 일정기간이 있어 그 기간동안만 하면 된다는 관념이 있다. 그래서 힘들어도 참고 할 수 있다. 또 알바를 할 수 있는 기간이 1~2개월뿐이라 다른데 구할 수 도 없는 입장이였다. 그래서 일단 돈을 벌기위해서는 참아졌다. 


대외활동 같은 경우에는 학업과 병행하면서 했었어도 재미도 있고 힘들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이것은 일단 의미가 있는 일이었고 재미있었다. 일주일 내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몇시간만 투자하면 되는것이기 때문에 괜찮았다.


그런데 사진기자 체험이나 자전거 알바는 일하는 시간이 너무 타이트 하다. 사진 같은 경우에는 8시까지 출근해서 평균 퇴근시간이 11시 30분? 서울에 버스가 늦게까지 다녀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 일 또한 왔다갔다하며 바쁘게 기사올리는 것이 힘들었다. 자전거 알바는 10시까지 출근해서 9시 30분 퇴근. 밥먹는 시간(1~15분) 빼고는 노동을 한다. 


정리하면 대학생때는 일정시간만 투자하는 편이라 오래할 수 있었는데, 지금 하는 일들은 실제 노동시간이 11시간 이상이다. 계속 일만하는 타이트한 작업시간에 과부화가 걸린나는 퍼져버렸다. 흠,,,


다음에 아르바를 할때는 아래 전제조건을 지켜야 겠다.

1. 단기알바

2. 주5일근무

3. 되도록 오후6 ~7 이전 퇴근

4. 밥과 쉬는시간 제공


이정도? 나도 참 약았다.



아 마지막으로 하나 더!


배우기 싫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배우기 싫은거다.

이 가게에서 이 가게의 시스템을 배우기 싫은거다. 개선시켜야 할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엉망진창인 시스템을 배우는것보다 개선시키는 것이 낮겠다는 생각이 크다. 

이런 환경에서 배우느니 스스로 공부하는 편이 낮것다. 그리고 솔까말 뭐 없다. 자전거집 짬밥 오래먹다보니 생긴 경력 치고는 뭐 없드라. 제품 스펙 썰 풀고 가격 밀당하는거 정도?

계속 일하기에는 나의 잉여력이 부글부글 끌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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