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의 가치를 찾아서!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展>을 찾은 시민들과 만나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4기
글: 이정은 / 사진: 김형만 / 영상: 정명길
취재일자 : 2011. 10. 28 (금)
몽골의 암각화와 관련된 워크숍과 전시회가 서울과 광주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아시아 암각화의 가치 발굴 워크숍'에 이어 광주 아시아문화마루(쿤스트할레)에서는 27일부터 11월 6일까지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전(展)'이 열리고 있다.
이번 '암각화 사업’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광주에 조성 중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조형상징·예술 분야 사업의 일환으로 '아시아 암각화의 문화적 가치발굴과 콘텐츠 자원화 사업'을 총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의 기획아래 호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추진 중에 있다.
▲ 아시아 암각화의 가치 발굴 워크숍 (한국관광공사) ▲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전(展) (아시아문화마루)
'암각화 사업’은 지난 3월부터 기초자료 확보 차원에서 사전조사를 실시하고, 몽골 암각화의 양상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알타이 지역의 차강살라, 바가오오이고르, 차강골, 텝쉬, 자흐브란트, 도른고비 등의 암각화를 1, 2차에 걸쳐 심층 조사해왔다. 이 조사를 통해 무문자 시대의 원시 세계관과 사유체계, 이미지와 스토리 등의 문화적 맥락을 엿볼 수 있었으며, 조사 수집 결과로 제시한 탁본, 3D스캔, 실사, 사진, 스토리 등을 통해 원시의 삶과 생활을 직접 실감해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展'에서는 현지조사를 통해 확보한 암각화 탁본과 고화질 사진 3D 정밀 스캔 및 이를 활용해 제작한 암각화 VR 영상(PC기반 Virtual Realtime을 이용한 체험형 콘텐츠)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 우유를 채취하는 유목민(차강살라)와 동물들(슈베트하이르)
▲ 마차구조(탭쉬)와 사냥도(슈베트 하이르)
또 이밖에도 현지 조사과정을 담은 다큐와 암각화 이미지를 활용한 단편 애니메이션을 통해 흥미로운 몽골의 구전 설화도 만날 수 있다.
▲ 바위그림이 옛날이야기를 하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qarFhgGT0-w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展'을 관람 후 아시아 암각화 사업 담당자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전당운영협력팀 박미정 연구원을 만나 뒷이야기들을 들어봤다.
▲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전(展) (아시아문화마루)
Q1. 아시아 암각화 사업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이번「아시아 암각화의 문화적 가치발굴과 콘텐츠 자원화 사업」은 문화콘텐츠 창․제작의 원천소스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아시아의 스토리, 조형․상징․예술, 의례․공연예술, 의․식․주, 이주․정착 등 5대 영역에 대해 조사 수집해나가고 있는데, 이번 '암각화 사업'은 조형․상징․예술 분야 사업의 일환으로 호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추진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부터 기초 자료 확보 차원에서 사전조사를 실시하고, 몽골의 암각화 양상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알타이 지역의 차강살라, 바가오오이고르, 차강골, 텝쉬, 자흐브란트, 도른고비 등의 암각화를 1, 2차에 걸쳐 심층 조사해왔습니다. 이번 조사로 인해 무문자 시대의 원시세계관과 사유체계, 이미지와 스토리 등의 문화적 맥락을 엿볼 수 있도록 자원을 수집하였습니다.
2. 이번 아시아 암각화 사업이 갖는 특별한 의미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시베리아 몽골고원, 중앙아시아, 한반도에 이르는 북방 아시아 지역의 암각화를 가치발굴과 콘텐츠 자원화라는 동일 맥락에서 프로젝트화 하고자 하는 이번사업은 신화와 전설 영웅 서사시 등 문자가 등장하기 이전의 방대한 데이터를 사업 대상으로 설정함으로써 선사시대 북방 아시아의 구체적인 생활사에 접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자적 요소인 <스토리텔링>에 조형성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디자인>이 결합됨으로써 지식정보사회의 다음 단계인 Conceptual Age(개념사회)에 이르는 구체적인 단초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암각화 사업은 아시아 정보원, 아시아문화 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지식문화원, 민주평화교류원 등 5개 기관으로 구성된 <아시아문화전당>의 각 기관에 풍부한 시각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아시아 지역 암각화의 문화적 가치발굴과 콘텐츠 자원화 사업>은 역사시대 이전의 타임캡슐이라 할 수 있는 암각화를 통해 無문자 시대의 아시아적 근원성을 도출해 봄으로써 국제적 협업과 자원의 공유를 시각 영역으로 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로부터 시작되는 서구 중심의 세계 미술사가 놓쳐버린 방대한 아시아 미술사를 복원함으로써 세계미술사의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석기에서 청동기, 철기시대에 이은 역사시대 진입 단계의 인류사적 보편적 양상을 확인하는 기회도 될 것입니다. 더구나 아시아의 수백만점에 이르는 암각화들은 서구 중심의 조형성에 새로운 충격과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조사 연구를 통한 가치발굴에 이어 병행하게 될 재창조(스토리텔링과 디자인) 작업은 디지털 문명으로 지칭되는 21세기의 문화산업에 새로운 인식의 지평과 콘텐츠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3. 한국에도 이런 자원이 있나요?
현재 암각화 관련 자료는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울산박물관 등 국내 대학박물관, 국공립박물관, 관련 학과, 관련 기관, 개인연구자가 암각화 사진 및 연구자료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공을 연구한 창작소재 발굴 차원에서 수집한 암각화 탁본, 실사, 스토리, 영상, 사진, 구술채록 등의 자료는 체계적이고 맥락화 된 형태로는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4. 아시아 문화 자원이 갖는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아시아문화자원은 아시아공동체의 다양한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세계시장에서 소비되지 않았던 아시아 문화의 창의성과 상상력은 세계문화시장의 새로운 창작 원천소스로서 가치가 높습니다. 특히 양식화 및 일반화 되지 않은 자원의 원형으로 존재하는 아시아문화의 잠재적 가능성 확보를 위해 정보원은 전당 개관 전까지 아시아 전체가 공유하는 문화적 요소 발굴을 목표로 아시아문화 다양성과 아시아문화 발전 체계를 담을 수 있는 5대 영역 아시아문화자원에 대해 조사 수집해 나갈 방침입니다. 그래서 아시아자원의 문화 예술적 가치를 발굴하고 그 맥락을 확보하기 위해서 체계적인 수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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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展>을 찾은 시민들과 만나다.
▲ 조기정 (광주광역시 무형문화재 화류소목장 제13호)
Q1.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전(展)'을 본 소감은?
문자가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 섬세함을 보면 문자 시대에 사는 사람들 이상의 것을 하고 있어요. 우리가 100년을 못살고 가는데, 천년 후에, 만년 후에 이것을 남겨준 거잖아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우리 민족은 조금 게으르지 않았나, 허허허. 우리도 이런 아름다움을 남겨놨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있고요, 제가 목공예가인데 언제 기회가 되면 저도 이렇게 큰 암반 위에 뭔가를 한 번 새겨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Q2.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에 바란다!
아시아의 여러 역사와 문화를 우리 전당에 불러 모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아요. 하지만, 우리 역사를 같이 가지고 갔으면 좋겠어요. 사실, 우리 문화 중에도 아름다운 것들이 많이 숨겨져 있거든요. 요즘 사람들은 옛날 것이라고 하면 구닥다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허물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아쉬워요. 예를 들어 한옥을 보더라도 그 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DNA들이 숨어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에게 남겨진 것들을 잘 보존해서 한옥이나 판소리 등 우리 문화도 함께 제대로 연구했으면 좋겠어요.
▲ 최명희 (광주광역시 동구의회 의원)
Q1.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전(展)'을 본 소감은?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라는 제목이 굉장히 맘에 들어요. 그리고 몽골에 있는 바위에 오래전에 새겨진 이런 형상들을 볼 수 있다는 거,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에도 가보면 이런 것들이 많이 볼 수 있거든요.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근데 왜 우리나라에는 이게 없을까요? 아마도 우리나라는 구전 문화가 중심이 됐기 때문에 그런 거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광주에서 몽골의 암각화 역사展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좋네요.
Q2.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에 바란다!
바람이 있다면 이런 좋은 문화 행사들이 우리 문화의 바탕에서 이뤄지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우리 것을 지키면서 해나가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거 같거든요, 타인의 문화만 가지고 와서 보여주는 형식이 된다면 우리의 것은 좀 잊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도 좀 되요. 우리 시민들도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서 우리 것은 찾아 볼 수 없지?' 하고요. 그래도 저는 추진단에서 현명하게 잘 풀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문화도 잘 발굴해서 아시아 사람들이 우리 것도 보러 올 수 있게, 또 전 세계의 사람들이 광주를 찾을 수 있게 노력해주셨으면 합니다.
▲ 조주성 (호남대학교 컴퓨터공학과)
Q1.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전(展)'을 본 소감은?
과거에는 이런 식으로 표현 했구나, 책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것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좋은 거 같고요,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만들려고 하니까 저희에게는 대단히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기는 거 같아요. 다른 분들도 이렇게 아시아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들을 많이 찾아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Q2.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에 바란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다른 나라의 문화들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지금보다 많아져서 많은 광주 시민들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되는 것은 좋은 데 광주의 특색, 한국의 특색도 잘 살리면서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추진단에서 그렇게 해주시리라 기대합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 파이팅!
▲ 김병한 (조선대 아이리스 문화기획운영자 과정 참여)
Q1. '바위가 기억하는 삶과 역사전(展)'을 본 소감은?
과거의 사람들이 이렇게 그 시대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했다는 게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우리가 사람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정의를 하는데, 그 중 한 가지로 예술성도 포함시켜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사냥은 그 시대에서는 먹고 사는 일이었을 텐데 이런 것들을 기록했다는 게 기록성을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뭔가 기원하는 의미도 있을 거 같고,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봤어요. 아! 근데 한 가지 아쉬운 건, 여기 지금 QR코드 있잖아요. QR코드를 통해서 제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여기 있는 텍스트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그런 부분이 좀 아쉽네요. 좋은 의도이고 재미있긴 한데,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더 좋을 거 같아요. 역사적 배경이라든지, 시대상이라든, 이 텍스트 내용에서 그칠게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 있으면 좋겠어요.
Q2. '쿤스트할레(아시아문화마루)'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
밖에서 보는 쿤스트할레, 처음에는 되게 낯설고 어색했거든요. 겉으로 보기에는 삭막한 분위기잖아요, 철의 차가운 느낌과 직선 구조가 대체로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었는데 안에 들어와서 보니까 볼만한 거리들이 매번 바뀌고, 또 많이 있으니까 정말 좋은 거 같아요. 많은 시민들도 찾아오셔서 좋은 문화 거리들을 만나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Q3.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에 바란다!
이런 좋은 기획들이 단순히 쿤스트할레라는 특정 공간에 머물기 보다는, 시민들 가까이에 더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디 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초청을 한다든지, 때로는 그쪽으로 간다던지 그렇게 직접적으로 다가가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시아 암각화 사업과 관련하여 오는 11월 5일 오후 2시에는 전시장 인근의 아시아문화전당 정보원 준비관에서 '암각화의 원시적 조형 요소에서 발굴한 콘텐츠 창작 모티브의 해석과 응용', '암각화 조사결과의 가시화 및 대중적 공유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의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이정은 lje9120@naver.com]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김형만 kimhm07@naver.com]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정명길 monggi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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