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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ㆍ생각ㆍ왈왈

자기합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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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합리화.

이 말은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자기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이원론적 사고방식.
여기에서 누구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옳다고 믿을 것이며, 그것이 자기 합리화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그러나 사람이 신이 아닌 이상 실수를 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수많은 오류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본능을 조절하는 이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그 자체로 완전한 존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매우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이며, 이러한 불완전함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그럼으로서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어느 정도 지식이 쌓이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기가 완전한 존재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그에 따라 행동한 것도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진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자신에게는 매우 관대하면서도 타인에게는 매우 엄격하게 적용된다.
타인의 잘못이나 실수는 지적하면서 자신의 잘못은 보지 못하는 것.
내가 상대에 대해서 지적하고 평가하는 만큼, 나에게도 그러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옳은 것을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자기의 잘못과 오류까지도 인정하지 않고, 그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한 자기 합리화는 의도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의도하지 않게 습관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어쨌든, 인간은 매우 불완전한 존재로 수많은 오류를 갖고 있으며, 언제든 잘못이나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오류를 인정하고 잘못이나 실수를 범할 확률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그래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합리적인 의사 표현과 교류, 그리고 결정을 위한 토론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민주사회에서 구성원의 의견을 적절히 표출할 수 있는 사회적 공론의 장을 만들기 위한 필수요소이다.
토론을 통해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그럼으로써 내가 가진 생각의 오류의 가능성을 찾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로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러한 토론의 과정은 적극적이고 치열하며 공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비난하고 헐뜯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건전한 비판을 통해서 합의점을 찾아내는 것.
그리하여 다수의 구성원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토론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며, 상대방에게는 칭찬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 것.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잘못한 것을 인정하는 자세.
그래야만 상대와의 원활한 토론이 가능하다.
합리적이지 못한 자신을 더이상 합리화시키려고 하기 보다는 합리적인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일단은 자기 생각이 옳다는 전제 하에 토론에 임하다보니, 제대로 된 토론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의 의견은 다른 것이 아닌 틀린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획일성과 차별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토론이 주제와는 별로 상관없는 내용으로 흐르거나, 상대에 대한 비난이 대부분이다.
어떠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리다가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는 셈이다.
상대의 의견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은 결국 자기 말만 하며, 자기의 의견이 옳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런 사람은 결국 오류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지나친 자기 합리화에 빠지게 된다.

이것이 지금, 2010년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위에서는 상명하달식으로 모든 정책을 정해놓고, 그것을 다수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이렇게 정해졌으니, 따라야 한다?

그렇다고 권력의 아래에 있는 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이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사회적 통로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사회적 공론의 장이나 토론은 축소되었고, 방송사의 토론이나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기능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사회에서 독단이나 독선적인 정책에 대한 비판과 감시, 견제 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독단적인 정책 수립과 수행은 사회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낳고 분열을 일으킬 것이다.

이런 생각과 행동은 결국 자기 합리화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결국 옳은 것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수많은 오류의 가능성을 무시하고 불합리한 것을 합리화하는 것이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합리화하는 존재이다."

출처 : 녹색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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