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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분

“글 쓰기는 사물 보는 눈 갖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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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개강날

광주영상복합문화관에서 김용택시인의 초청강연회가 있었다.

그때의 깨우침을 잠깐 잊고있었는데

오늘자 광주매일신문에 김용택 시인의 기사가 나왔다.

서구 무각사에서 또 한번 강연을 하셨다. 

깨우침을 잊지 않기 위해 강연내용이 담긴 기사를 블로그에 옮겨본다.




“글 쓰기는 사물 보는 눈 갖는 것”
김용택 시인, 무각사서 ‘작가-독자와 만남’
“인생 즐기려면 문학·예술 사랑해야”


입력날짜 : 2010. 09.13. 00:00

지난 11일 서구 무각사에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에 참여한 시민들이 김용택 시인의 강연에 열중하고 있다. /김기식기자 pj21@kjdaily.com

“우리나라 사람들은 ‘글쓰기’하면 시인과 작가만 생각합니다. 편협한 생각이지요. 글쓰기를 어렵게만 느낍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사물을 보는 눈을 갖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글을 쓰면 그 대상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됩니다. 삶에 있어서 글쓰기는 참 중요한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특히 글쓰기에 약해 안타깝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무각사 문화공간 로터스가 마련한 작가와의 만남에 ‘섬진강 시인’ 김용택 시인이 초청돼 지역 독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김 시인은 고향 땅에서 38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겪은 일들을 토대로 글쓰기와 행복한 삶에 대해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잘 한 것 중 하나는 아이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이라며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논리를 세워준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그래서 교사로 생활하면서 아이들이 많이 뛰어놀게 하고, 글쓰기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에게 글 쓰는 방법과 기술을 가르치기란 어려운 법. 그래서 김 시인은 먼저 아이들이 ‘사물을 보는 눈’을 갖는 법부터 깨우치게 했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주변에서 하루 종일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나무를 한 그루 정하게 합니다. 바로 ‘자기나무’이지요. 집 앞 나무가 될 수도 있고, 학교 가는 길에 만나는 나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나무는 늘 그 모습이 다릅니다. 계절, 날씨, 시간에 따라…. 나무 한 그루를 자세히 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을 뜨이게 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유심히 관찰한 대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느낀 대로 글로 옮기는 것. 이것이 바로 글쓰기이지요.”
작가는 “초·중·고등학교때 책을 거의 보지 못했다”며 “대신 영화는 많이 봤다. 영화를 너무 좋아했다.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복잡한 시대에 사람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에 흥미를 느끼며 살아가는지를 농축해 핵심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 출연한 이창동 감독의 ‘시’에 대해 “흥행에 그다지 성공하지는 못해 많이 아쉽고 실망했다”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김 시인은 세상을 잘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첫 번째는 남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것이 옳으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는 점입니다. 성숙, 성장 과정을 거쳐 어른이 돼갑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려는 경향이 너무 강합니다.”
그는 두 번째 공통점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자신이 하는 공부를 자세히 파고든다. 정치를 잘 하는 사람은 자기가 맡은 지역구 사람들의 삶을 자세히 보고 무엇이 필요한지 안다. 자세히 봐야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알아야 이해하게 된다. 내가 이해하게 되면 그것이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것이고, 내 것은 바로 인격이 된다. 공부란 곧 인격이다. 아는 것이 인격이다.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인격이 아닌 정답만을 가르치려 한다.”
김 시인이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신념”이었다.
또한 그는 “인생을 즐기려면 문학과 예술을 사랑해야 한다. 예술은 거창한데서 감동받는 것이 아니다. 감동은 오히려 작고 사소한데서 나온다”면서 “자신의 눈앞에 있는 남편을, 아내를, 자녀를 사랑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독자들에게 당부했다.
김 시인은 자작시와 아이들이 쓴 시를 들려주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그는 1948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1982년 ‘창작과 비평’ 21인 신작시집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섬진강 1’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저명한 상을 수상한 그는 십수권의 시집을 펴내며 현대인의 가슴을 적셔왔다. 그는 부단한 창작활동과 더불어 1970년 첫 발령을 받고 시작한 교직생활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8년 8월 자신의 모교인 덕치초등학교에서 마지막 수업을 하고 교단을 내려왔다.
/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 // 출처 : 광주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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